저는 베트남 중부에서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는 작은자입니다. 이땅은 목사임에도 목사라 불리기 힘든 지역이기에 가끔은 제가 목사인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보안의 지역에서 선교사역을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 가운데... 권면이 있엇 시드니 수정교회 (송영민 목사)에서 가정교회, 목장을 경험한 (탐방)후 '가정교회정신'으로 나아가라는 아버지의 분명한 말씀을 통해 지난 2024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안양 은광교회 조근호 목사님의 인도로 열린 목회자 세미나(목세)에 참석했고, 역시나 제 사역의 방향성과 정체성에 깊은 울림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베트남이라는 복음의 자유가 제한된 지역에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 그리고 신앙의 기반조차 없는 제자들과 함께 교회를 세워가는 일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처음부터 가르쳐야 하는 고된 여정이었습니다. 보안상의 문제로 인해 찬양도, 통성기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숨어서 예배를 드려야 했고, 한국 교회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했던 ‘예배 공동체’의 형태를 구현하기는 더욱 어려운 현실이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저는 '가정교회' 정신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목세를 통해 깨달은 것은, 제가 지금껏 이 땅에서 분투하며 추구해온 모습이 바로 신약적 교회의 본질이었고, 그것이 가정교회 안에서 명확한 언어와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세우는 일에만 집중하려 했던 저에게 하나님은 왜 공동체를 하게 하시는지를 묵상하게 하셨고, 결국 지금은 매 주일, 작은 교실에서 지하교회 형태로 모여 예배를 드리고 ‘생명의 삶’을 함께 공부하는 삶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근호 목사님은 그 과정에서 큰 격려와 도전을 주셨습니다.

특히 성령님을 의지하기보다는 제 능력으로 모든 것을 감당하려 했던 저의 태도에 대해, 그리고 보안을 이유로 많은 것을 포기하려는 제 마음에 대해, “할 건 해야죠”라는 따끔한 권면은 지금까지 제가 걸어올 수 있었던 큰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곧 ‘가정교회, 사명 선언’을 통해 정식으로 개척 교회를 가정교회 정신 위에 세우려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깊은 기도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신앙생활을 생애 처음 시작한 이들이기에, 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은 아닌가, 혹은 이 모든 것이 성령님의 템포인지, 내 열정의 템포인지 분별하려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민되는 부분은, 같은 지역에서 이 길을 함께 걸어가는 목자님들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몇몇 분들을 소개받아 연락을 시도했지만, 큰 방향성은 공유되더라도 실제로 실행하고 계신 분은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재 저희는 ‘생명의 삶’이 마무리되면 목장 모임에 집중하려 합니다.

또한 사역지의 특성상 가장 어렵고 불가능해 보이지만, 가정교회 컨퍼런스에도 꼭 참석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여정이기에, 반드시 공동체의 품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한 가지 고민을 나누고 싶습니다.

현지 성도들은 다 새신자이며, 저희 가정을 통해서 믿게 된 지체들입니다. 또한 대부분이 저희와 주중에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비자 문제 해결과 복음 전파의 통로로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주중에는 고용주와 직원의 관계이고, 주일에는 함께 예배하는 성도와 목회자의 관계가 되다 보니 감정적, 심리적 거리 조절이 어렵다는 피로감도 있습니다.

실제로 주중에도 함께 일하고, 주일도 함께 보내며, 이후 목장까지 추가되면 일상을 거의 다 함께 보내는 상황이 됩니다. 영적으로 유익이 크겠지만, 지속 가능성과 현지인의 정서, 신체적 피로도를 고려할 때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주 성격이 좋고, 관계 중심적인 사람이라면 좀 더 다를 수 있겠지만, 일 중심적인 사람이다 보니...참 고민이 많습니다.

이 모든 고민들이 문제라기보다, 오히려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믿고 싶습니다.

이 여정이 온전히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서 가정교회 정신 위에 잘 뿌리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라기는 베트남에 '가정교회연합회'가 잘 뿌리를 내릴 수 있기를 또 바래 봅니다. 그렇게 되기를 여러모양으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 이전에.. 우리 교회가 먼저 아버지 안에서 잘 세워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