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 보고서 

"따뜻함이 가득했던 시간" 

■ 일시 : 2025. 5. 14(수) ~ 5. 17(토)

■ 장소 : 청주 사랑의 교회

■ 인원 : 11명 (6개 교회)

왼쪽부터

변화산교회[제주]  정정수 목사                      

어울림교회[경기 광주]  임원빈 목사 주상미 사모    

나무숲교회[충북 청주]  정재윤 목사 이경이 사모    

사랑의교회[충북 청주]  안국철 목사 고영희 사모        

더하시는교회[경남 양산]  박동준 목사 박소영 사모    

샘솟는교회[경남 창원]  한연동 목사 최은실 사모    

이음교회[경남 김해]  김용택 목사 안준미 사모    

예수나눔교회[경남 양산]  이요한 목사 조은주 사모 ( 총무/STAFF ) 

미션리바이벌교회[서울 광진]  이상암 목사 한송희 사모 ( 전체총무/STAFF, 단체사진중없음 )

1. 들어가는 말

청주 사랑의 교회는 자주 가는 교회임에도 방문할 때마다 늘 새롭게 느껴집니다. 교회의 변화가 성도님들을 통해 역동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반가운 분들은 늘 그 자리에 똑같이 밝은 모습으로 섬겨주고 계시고, 어느새 못 보던 얼굴의 성도님들도 함께 섬기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번 길라잡이도 많은 성도님들의 환영과 환대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2023년 1월에 교회를 개척하여 현재 청주에서 목회하고 있으며, 청주사랑의지역 모임에 속해 있습니다. 2023년 4월 사랑의교회에서 실시된 목회자세미나에 참석한 경험이 있고, 사랑의지역 소속으로 지역 모임에 꾸준히 참석했으며, 봄 컨퍼런스(129차, 130차) 기간과 길라잡이 일정이 겹치면서 이번 제7차 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2. 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의 배경과 특징

최영기 목사님을 통해 가정교회가 시작됐듯이, 안국철 목사님을 통해 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가 탄생했습니다. 20년간 본질과 정신, 가치를 끝까지 붙들고 현장에서 치열하게 몸으로 부딪히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개척교회나 작은 교회의 특수한 상황에 맞는 가정교회 적용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번 길라잡이의 핵심은 "따뜻함"과 "흐름"이었습니다. 예배에서 시작된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가 자연스럽게 성도들 간의 수평적 관계로 흐르고, 그 따뜻함이 3박 4일 내내 이어졌습니다. 이 따뜻한 흐름은 강의 내용만큼이나 중요한 무언가를 전달해 주었습니다.

3. 목회자세미나와 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의 차이

이전에 참석했던 목회자세미나는 개척 및 작은 교회뿐만 아니라 비교적 안정되고 자리가 잡힌교회에서 가정교회로 전환하려는 목회자들도 함께 참석하는 대상 범위가 넓은 세미나였습니다. 다양한 규모와 상황의 교회를 고려한 내용이 다뤄지다보니 모두에게 만족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반면, 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는 개척교회와 작은교회의 특수한 상황을 깊이 이해하고, 그 현실에 맞는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일반교회와 개척교회는 같은 가정교회 원리를 적용하더라도 환경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그 적용 방식도 달라야 한다는 점을 말합니다. 특히 개척 및 작은교회 목회자들이 느낄 수 있는 어려운 감정들을 나누고 공감하는 점이 좋았습니다.

안목사님은 개척의 현장에서 20년간 가정교회 정신을 붙잡고 오셨지만, 기존 가정교회의 정신(3축과 4기둥)이 개척교회 현실과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으셨습니다. 또한 다른 목회자들이 맹목적으로 매뉴얼을 따라했다가 큰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을 목격하셨습니다. 이런 경험과 고민이 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의 탄생 배경이 되었습니다.

4. 하나님의 부르심과 안국철 목사님의 이야기

이번 길라잡이는 3축을 중심으로 특별히 담임목사의 리더십, 그리고 그 핵심에 있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강조했습니다. 환영 인사 후 첫 순서가 목회자 간증으로 시작된 것은 이 부르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적인 구성이었습니다.

안목사님은 자신의 이야기, 개척에서 경험했던 무시와 얕잡아봄, 존중받지 못하는 일, 같은 상황이라도 개척/작은 교회 목사라서 경험했던 경험들, 알콜중독, 성폭력, 폭력, 중독 등 어려운 사람들과 씨름했던 이야기, 자신이 병으로 10년을 아팠던 이야기, 그리고 아픔과 분노 등을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씨름한 이야기 등을 나누셨습니다.

전달식의 강의가 아닌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 이야기와 안목사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그 이야기 중간쯤 어디선가에서 내 이야기를 만나도록 자연스럽게 도와주셨습니다. 매뉴얼식 접근("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이 아닌, 이야기를 통한 접근이 강압적이고 딱딱한 방식이 아닌 따뜻하며 존중받는 것 같은 느낌으로 알게해 주셨습니다. 

5. 예배를 통한 하나님의 임재 경험

진짜 중요한 것은 바로 예배였습니다. 예배는 2번 있었는데, 첫날 수요예배와 마지막 날 주일 오전예배(사랑의 교회 전 주 예배)를 토요일에 같은 방식으로 드렸습니다. 목회자 세미나는 일요일까지 진행되면서 주일예배를 참석하는데, 길라잡이는 개척교회의 특성상 담임목회자가 빠지면 안 되는 교회들이 많아서 일정을 하루 줄여 토요일까지 하고, 주일예배를 이렇게 드린다 보여주기, 경험하게 하기 위해 토요일 오전에 주일오전예배를 드렸습니다.

이 예배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모든 답이 예배에 있었습니다. 예배의 구성이 단순했습니다. 안목사님은 "예배의 영적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개척상황에서 멀쩡한 성도가 없어서 기존예배처럼 할 수 없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단순한 듯 보이는 찬양, 기도, 말씀으로 구성되었지만,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는 예배였습니다. 불필요한 예전, 순서가 없었고, 영적 흐름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게 했습니다.

모든 성도들이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예배에 하나님이 임재한다고 믿었습니다. 사랑의 교회의 모든 따뜻함의 출발은 이 예배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형식적인 예배가 아니라,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고,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고, 하나님이 만져주시고 고쳐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목회 현장에서 예배에 눌려서 힘들어하던 상황에서 예배의 기쁨을 잃어버렸던 것을 다시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토요일에 드리는 주일예배는 시연이 아니라, 정말로 기대되는 예배 시간이었고, 그 예배를 통해 각 교회 목사님 사모님들에게 주신 은혜를 확인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6. 목장 탐방을 통한 가정교회 체험

목장 탐방 시간은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안목사님이 강의 시간에 툭툭 던지듯이 “강의하기 싫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이유는 길라잡이 교안조차 매뉴얼이 되는 것을 경계하시는 것 같았고, 목장에 그 강의 내용이 녹아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장 탐방은 마치 뉴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공부해서 지식으로 아는 것과 뉴욕에 직접 가서 경험하는 것의 차이와 같았습니다. 제가 탐방한 목장은 70대 부부부터 생후 7-8개월 된 아기까지 있는, 마치 3대가 있는 대가족과 같은 목장이었습니다. 70대 부부, 30-40대 부부 2가정과 자녀들(7-8개월된 영아 2명과 미취학 아동1명), 그리고 아직 이사를 못한 한 가정 엄마와 딸(교회에 출석한지 3개월 된 성도)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모임을 하는데, 부부간의 갈등이야기를 너무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나누었습니다.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어쩌면 심각할 수 있는 이야기를 목장 안에서 함께 풀어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자연스러움은 이미 계속해 왔다는 것, 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을 보여주며, 탐방이라고 작위적, 인위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목장 탐방에서 가장 놀란 것 중 하나는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교회에 온지 3개월 된 자매님이 길라잡이 일정에 있는 토요일 주일예배가 한 번 더 생겨 이번 주는 예배가 3번이라 너무 좋다고 기뻐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자매님은 길라잡이 기간 내에도 교회에서 빠른 걸음으로 다니며 섬겨서 인상에 남았던 자매님이었는데, 예배를 단순한 시연이 아닌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가 있는 예배로 기대하고 사모하는 마음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목장 모임 마지막에 "형제의 모습 속에 보이는 하나님 형상 아름다와라. 존귀한 주의 자녀 됐으니 사랑하며 섬기리. 우리의 모임 중에 임하는 하나님 영광 아름다와라. 존귀한 왕이 여기 계시니 사랑하며 섬기리"라는 찬양이 떠올랐습니다. 목장 모임의 형제, 자매 모습 속에 하나님 형상이 정말 아름다웠고, 그 이유가 바로 존귀한 왕이 여기 계시기 때문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그러졌던 우리의 삶을 하나님의 은혜가 회복시키시고, 무엇보다도 존귀한 왕이 함께 계시는 모임에 은혜가 없을 수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예배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목장원들이 예배로부터 받은 은혜들, 수직적 관계 속에서 누린 은혜를 목장에서 나누고 흘려 보내고 있었고, 이것이 교회 전체, 구석구석까지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7. 삶으로 보여주는 목양

"보고 배운다"는 가정교회의 큰 정신 중 하나인데, 안국철 목사님과 고영희 사모님은 이를 직접 삶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안목사님은 강의와 예배, 길라잡이 전체 일정 속에서 보여주셨고, 사모님도 마찬가지로 보여주셨습니다. 사모님은 자주 사랑의교회에서 뵙는데, 항상 앞치마를 하고 주방에 계셨습니다. 이제는 주방에 사모님이 계시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여전히 주방에서 성도들과 함께 묵묵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섬기시는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안목사님은 피곤한 3박 4일의 일정에서도 자정부터 기도를 하셨다는 이야기를 지나가듯 나누셨는데, 이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목회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삶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길라잡이를 6차까지 하셨으면 이제는 조금 익숙해지고 매뉴얼대로 시스템대로 이끌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길라잡이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고 세밀하게 신경쓰면서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8. 조별 나눔과 목회자 간증

조별 나눔 시간도 2차례 있었는데, 강의를 들은 후 깨달은 내용이나 궁금한 내용, 느낀 것들, 말 못한 감정들을 서로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기수는 11명이라는 적은 인원이 참석하다 보니 조를 나누지 않고 전체가 모여 나눌 수 있었고, 이렇게 2번을 나누다 보니 훨씬 안정감이 있었고, 지속성과 연결성이 있었습니다.

예배와 강의가 수직적 관계의 집중이라면, 이 조별 나눔은 마치 목장 같아서 수평적 관계를 경험하는 장이었습니다. 안목사님은 계속 작은 교회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절제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고, 사랑의 교회는 과감하게 예배 때는 하나님과 성도의 수직적 관계, 목장은 성도들간의 수평적 관계에 집중하기로 선택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목회자의 간증 시간도 2번 있었는데(2,3일차), 이요한 목사님, 이상암 목사님은 1-6차 중 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에 참석하셨었고, 이번 7차에는 총무로 섬겨주셨습니다. 자신들이 듣고 느낀 것들, 경험들, 이후 사역지로 돌아가서의 변화들을 나눠주셨는데, 이 또한 공감이 많이 되고 도전이 되었습니다. 생각지 못했던 디테일한 부분들을 일깨워주었고, 같은 목회자의 경험이다 보니 훨씬 더 눈높이에서 감정이입, 상황이입이 되면서 들렸습니다.

9. 비전 나눔과 길라잡이 이후의 변화

비전 나눔 시간에는 참석한 목사님 사모님들이 받은 은혜들을 나누었는데, 다들 어려움이 있고, 가정교회를 하면서 풀 수 없었던 고민들, 목회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해소된 것을 고백했습니다. 많이 나온 고백 중에는 "따뜻함을 느꼈다", "자유함을 누렸다"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보고자 개인적으로 길라잡이 참석 후, 자유함을 느끼게 되었고, 그 받은 따뜻함을 나무숲교회 주일예배 시간까지 흐르는 것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또한 어려웠던 감정들, 해결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해결하면서 한 단계 나가지 못했던 관계를 열 수 있는 것을 짧은 시간이나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10. 나가는 말: "붙어있다보니"와 "밥먹다보니"

제가 이번 길라잡이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결론은 개척교회나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꼭 길라잡이에 참석해서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각 목회적 상황(시간을 뺄 수 없는 상황, 경제적 문제, 직장, 부부가 함께 올 수 없는 상황, 교회를 비우기 힘든 상황)과 높은 경쟁률로 인해 참석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완전한 대안은 아니지만, 지역모임에 꼭 참석하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처음 지역모임에 왔을 때 안국철 목사님과 고영희 사모님이 나눔시간에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목사님은 "가정교회 꼭 붙어있어라, 지역모임 빠지지 말고 나와라"라고 하셨고, 사모님은 "밥 같이 먹은 분들만 가정교회 같이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말들은 기억이 안 나는데, 이 두 말씀이 마음에 깊이 남아 꼭 실천하기로 결심했고 2년간 실천해왔습니다.

그 결과, "붙어있다보니" 지역모임도 참석하고, 붙어있다보니 일일특강을 통해 최영기 목사님도 얼굴도 뵙고, 붙어있다보니 컨퍼런스도 참석하고, 붙어있다보니 참석할 기회가 없었던 제가 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에 참석할 수 있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또한 "밥먹다보니"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되고, 밥먹다보니 어려움들을 이야기하게 되고, 밥먹다보니 문제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밥먹다보니 많은 같은 길을 가고 같은 꿈을 꾸는 동역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보고서라기보다 간증과도 같은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사랑의교회 안국철 목사님, 고영희 사모님 그리고 사랑의 교회 모든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디 많은 개척 및 작은 교회 목회자들께서 개척가정교회 길라잡이에 참석하셔서 직접 보고 경험하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보고자 정재윤 목사입니다. (청주나무숲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