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을 살리고 세워주는 말"<10.6.2023>
이경준 목사 2023-10-06 03:57:59 701

저와 가까이 지내던, 저보다 열댓 살 어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심하게 말을 더듬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아니하면 말보다 야구 방망이로 아들을 다스리던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큰아들이 중학교 2학년 학생이었고, 작은 아들은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일 때의 일이었습니다. 저녁 9시 이후에는 게임을 하지 않아야 하는 집안 규칙이 있었는데, 어느 날 9시가 넘어서 퇴근을 했는데 큰아들이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화가 난 아버지는 말을 심하게 더듬으며 화를 이기지 못하여 진공관으로 된 모니터를 주먹으로 내리쳤습니다. 진공관으로 된 커다란 모니터를 보던 시절이니까 좀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주먹으로 쳐서 그 모니터가 깨질 리가 없고, 주먹만 아플 수밖에. 그러니 화가 더 치밀어오른 아버지는 컴퓨터에서 게임 CD를 꺼내어 가위로 잘라버렸습니다.

 

그때가 10월말쯤으로 기억이 됩니다. 큰아들은 집안에서 가볍게 반바지에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다가, 아버지가 CD를 가위로 자른 것에 분개하여 집밖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10시 가까이 되도록 아들이 집에 들어오지 않으니 아버지가 걱정이 되어 아내와 둘째 아들을 데리고 저희 집으로 뛰어왔습니다.

 

저는 이런 상담을 할 때마다 성령님의 도우심을 자주 느끼곤 합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도 않은 일인데, 저 스스로 생각을 해봐도 제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하며 상담을 했을까 의문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 날도 그러했습니다. 제가 그 아버지에게 던진 첫 질문은 아들이 집을 나간 것이 처음이냐?”였습니다. 그렇다는 대답을 듣고 나서 제가 말한 내용은, “처음 나간 애는 갈 곳이 없어서 집에 꼭 들어와.”였습니다. 두 번 이상 나가는 아이들은 계획을 세우고 나가는 일이 많을 터인데, 얼떨결에 처음 뛰쳐나간 애들은 갈 곳을 예비하지 않고 나갔기 때문에, 보나마나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어떤 생각에서 그렇게 이야기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렇게 말한 것은 분명히 기억이 납니다. 어쨌든 집에 가서 거실 전등을 끄지 말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였습니다.

 

그 다음에, 아이가 집에 들어오면 절대로 꾸중하거나 때리지 말고, 두 마디 말만 하라고 해주었습니다. 첫째는, “미안하다.”였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화를 냈습니다. 자기가 무얼 잘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9시가 넘도록 게임을 한 것, 집을 뛰쳐나간 것, 모두 아들이 잘못했지만, 그래도 게임 CD를 가위로 자른 것은 잘못하지 않았느냐며 설득을 하였습니다. 다른 것은 다 잊어버리고 게임 CD를 자른 것만 생각하고 사과하도록 권면하였습니다.

 

화를 가라앉힌 아버지는 그 다음에 무엇을 하느냐고 질문을 해왔습니다. “들어가 자라.이 말 한 마디만 더 하라고 권면하였습니다. 여러 말로 항의를 하길래, 제가 물었습니다. “아이가 집에 들어오기를 원해? 집을 나가기를 원해? 아이가 집에 들어오기를 원하면 내가 하라는 대로 하라.”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습니다. 아버지는 알았다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음 날 오후에 제가 전화를 걸어서 확인하였습니다. 집을 나갔던 아이는 반바지에 반팔 티셔츠를 입고 놀이터 벤치에 앉아 얼마나 추위에 떨었을까요? 거실 전등이 꺼지기를 기다리는데, 거실 등이 꺼지지를 않아서 새벽 3시 반쯤에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야구 방망이로 얻어맞을 각오를 하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들어오는 아들을 향해서 일반적으로 아버지들이 던지는 말은, “? 얼어 죽지 그랬니?” “갈 곳이 없더냐? 기어들어오게.”입니다. 이 말들이 자녀를 망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아버지는 제가 알려준 대로, “미안하다.” “들어가 자라.” 두 마디를 하였다고 했습니다. 그 아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요? 예상 밖의 아버지의 태도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그날 밤 잠도 제대로 못 이루었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성적이 바닥을 치던 이 아들은 그 이후로 공부를 열심히 하여, 안산의 유명한 동산고등학교에 진학을 하였고, 후에 대학을 들어가서 군대 복무 중에 휴가를 나왔다며 그 아버지와 함께 저에게 인사를 왔던 적이 있습니다. “미안하다.” “들어가 자라.” 이 두 마디가 그 아들을 살리고 세운 것입니다. 감정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말이 아니라, 우리의 말은 다른 사람을 살리고 세우는 말이 되어야 합니다.  

신동일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러 나오는 "미안하다," 또는 "미안해"는 관계의 많은 것을 회복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회중에게 다음 세마디를 하라고 가르칩니다. "I was wrong. I am sorry. Please forgive me."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용서해줘." (10.06 08:50)
임원혁 : 미안하다. 잘못했다... 참 쉽지 않은 말입니다. 연습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10.06 21:27)
심영춘 : 원장님! 귀한 글을 나누어주어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살겠습니다^^ (10.07 08:11)
황정우 : 사람을 살리는 말과 글에 깊은 감동과 감사를 드립니다. 저도 목사님처럼 사람을 살리는 말을 전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10.07 08:44)
박성국 : 감동이 되고 결단이 되는 칼럼.감사합니다. 사람을 살리는 말을 하는사람이 되고싶습니다.원징님의 글이 저를 무릎꿇게 하는 동기가 되었 습니다. 감사합니다. (10.08 16:35)
박종호 : 생명의 언어가 다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시는 글이네요. (10.09 01:28)
이수관목사 : 목사님이 한 가정을 살리셨군요.. 감동입니다. (10.09 21:15)
이정우 : 원리 원칙을 세워주는 내용도 참 좋은데...
그냥 이야기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이경준 원장님의 스토리텔링이... (10.10 00:51)
신규갑 : 결국, 감정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말이 아니라, 우리의 말은 다른 사람을 살리고 세우는 말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말은 영성이며 치열한 자기싸움(훈련)의 열매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목사님 ~ (10.10 17:21)
곽우신 : 미안하다는 말, 진심의 사과를 잘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0.11 06:02)
임군학 :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하는 감동의 글에 감사드립니다. (10.12 18:34)
이경호 : 감동적인 내용입니다. 말이 살리기도 하고 망치기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안되는데... 성질대로 하면 안되겠죠.. (10.12 20:23)
김영길 : 와~우리 원장님의 글을 아주 쉽고, 하지만 매우 깊고, 그래서 읽을 때마다 감동이고 다음 글이 기대가 된답니다. 오늘도 감동이었고 다음 편을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원장님~감사합니다~~~ (10.30 18:41)
김두만 : 집회때 들은 말인데, 다시 글로 읽으니 새롭고 다시금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사람을 살리고 세우는 말. 명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1.04 01:25)
계강현 : 원장님의 삶의 따뜻한 실제 간증들이 감동과 도전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11.04 01:31)
정광모 : 많은 말을 해서 더 관계가 틀어지는데 정말 짧지만 단순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말의 소중함을 깨닫습니ㅏㄷ. (11.07 23:15)
이영무 : 좋은 경험하셨네요. 목사님 멋지십니다. (01.13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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