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감에 작별을 고하려면" <3.2.2018>
조근호목사 2018-03-02 02:54:40 1965



지난 번 칼럼에서 목회자들이 피곤에 쌓여 있는 이유는 바쁨때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바쁨의 원인은, 배움에 대한 지나친 자기 열심이고, 또 하나는 프로그램 목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목회자들의 끊임없는 배움의 열정과 프로그램 목회에서 자유하지 못함으로 인한 바쁨은 교회 안에서 목자목녀의 바쁨과 피로라는 연쇄적인 현상을 낳았고, 그것은 결국 아무리 재촉을 하고, 강조해도 움직여지지 않는 무기력한 교회를 만들게 된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재독일 학자인 한병철 교수가 출간함으로 큰 반응을 일으켰던 피로사회라는 책의 일부분을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서 상당부분 동의가 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저자인 한 교수의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서 옮겨본다면, 오늘 우리가 사는 사회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예전의 규율사회가 아닌 포스트모던시대로 진입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의 규율사회 시대는 부정성이 강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규율과 제약이 많아 사람들은 복종의 주체가 되었고, 그 규율 안에서 적당히 복종하며 활동하면 그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였는데 비해, 21세기로 들어서면서는 사람의 긍정성이 많이 강조되는 사회가 되다보니,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자기의 능력껏 일하고, 뜻을 펼쳐도 제약받지 않고 비난받지 않으며, 나아가서 일한 만큼 평가를 받는 성과의 주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무한의 긍정성은 일의 성과만큼 능력이 인정되는 사회 즉, ‘성과주의 사회를 야기 시켰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한 성과주의 사회는 수많은 자극, 정보, 충동의 과잉 현상을 불러들였는데, 자극, 정보, 충동들은 대부분이 불필요한 것들로 그 과잉은 사람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와 압박을 주고, 그것은 결국 사람들에게서 쉼과 깊은 사색을 빼앗아 갔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성과주의 사회는 이 사회를 피로사회로 만들어 끝내 현대인들을 탈진에 이르게 하였고, 결국 그 탈진은 사람들을 우울증이라는 질병으로 몰고 간다는 것입니다. 한 교수가 지적한 이 모든 이론을 다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 목회의 현장에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정보의 홍수시대에 무엇이든지 하는 만큼 그 성과로 인정받는다는 성과주의 논리에 익숙해져서 특별한 목적도, 철학도 없이 오직 성과만을 위해 단순한 부산함에 내몰리는 교회 성장주의 시대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 성과주의에서 못 벗어난 목회자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성과주의로 인한 부산함은 결국 목회자들과 목자목녀들에게서 하나님과의 독대를 통한 깊은 통찰력과 하나님의 만져주심을 통한 위로와 격려 그리고 안식을 통한 새 창조의 가능성을 빼앗아 가버렸다고 봅니다. 성과주의 사회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색에 잠기기 불가능한 근본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성과사회는 우리 모든 목회자들을 이른 아침부터 어디론가 정신없이 내달리도록 만듭니다. 사실 돌아보면 그리 특별할 것도 없고, 이전에 있었던 것의 리메이크나 업그레이드한 것일 뿐입니다. 또 그렇게 이른 새벽부터 사색(깊은 묵상)도 제쳐둔 채 내달린 만큼, 수고의 결과도 없고, 나아가서 그렇게 얻은 결과물을 깊이 성찰하며 적용할 겨를도 없이 또 다른 성과를 찾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내달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러한 것은 결국 목회자 및 성도들을 깊은 피로(탈진)에 이르게 만들었고, 나아가서 무기력증(그래서 더 이상 잔소리와 재촉을 해도, 때론 거룩한? 협박을 한다 해도 꿈쩍하지 않는)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목회자가 성과주의에 매이게 되면 성도들을 성과 쪽으로 몰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성과주의는 누군가를 향해 닦달하고, 거듭된 잔소리와 때론 매몰찬 꾸지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전재합니다. 이미 성도(자녀들 포함)들은 가정, 일터에서도 성과주의에 온통 시달리고 있는데, 교회라는 공동체에서 조차 성과주의에 내몰리다보니 피로가 거듭 쌓이게 되고, 그것은 끝내 탈진과 함께 무기력한 증상을 몰고 올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도들의 피로를 문제 삼고, 듣던 말건 밀어붙이면 짜증을 내는 등 거부현상이 생길 것입니다. 가정교회를 재미있게 하다가 포기하는 교회들이 이 경우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성과논리로 가정교회를 보았으나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규모 있는 교회로 청빙 받아 가는 목회자들도 끊임없이 성과주의에 학습되어진 교인들과 당회원들로부터 성과를 강요받고 있다고 봅니다. 당회는 끊임없이 담임목사에게 성과로 말하라!’고 압박을 하고, 담임목사는 부 교역자들을 똑같이 압박하고, 나아가서 핵심 리더 그룹에 속한 리더들에게 성과로 말하라!’고 강요하다 보니 온 교회에 피로가 누적이 되고 있고, 그렇게 성과를 강조해도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사임을 종용하는 사례들, 목사님들은 이것도 아닌가 보네 -’하면서 또 다른 성과 패러다임을 기웃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대 후 시대를 살며 목회하고 있는 오늘의 목회자들은 분명 성과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정교회를 목회의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삼고 목회하는 가정교회 목회자들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 다음에 우리에게 몇 명 모이는 교회를 목양하다 왔느냐?고 묻지 않으실 것이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믿음의 분량만큼 내게 붙여주신 영혼들을 알토란같이 양육하고, 목양하는 일에만 집중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교회의 본질인 영혼구원과 애정 어린마음으로 소박하게 목양에 집중하다보면 그렇게 양육되어진 양떼들은 목회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반드시 영혼구원이라는 재생산의 결과로 답례하리라 믿습니다.


임관택 : 할렐루야! 아멘!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목사님의 말씀으로
제 심령의 피로가 깨끗하게 사라질것 같습니다. (03.02 04:19)
송영민 : 감사합니다. 잘 명심해야 겠습니다.. (03.02 05:26)
최영기목사 : 가정교회의 '열매'가 '성과'로 변질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03.02 06:50)
유재천 : 반드시 영혼구원이라는 재생산의 결과를 성과 패러다임을 기웃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믿음의 분량만큼 목양에 집중하여야 한다는 말씀 명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03.02 07:33)
강승찬 : 성과주의 사회는 피로사회를 만들지만, 가정교회 목회는 성과주의 목회가 아니기 때문에 하면 할수록 지치지 않고 피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만약 피곤하다면? 혹시 성과주의에 빠지지 않았나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03.02 23:09)
계강현 : 성과와 열매는 어떤 의미에서 같은 것인데, 그것이 성과주의가 될 때 문제가 되겠네요. 성과주의와 늘 싸워야 할 것 같습니다... (03.03 01:50)
김기섭 : 피로감이 전혀 없는 듯한(?) 목회를 하면서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위로가 되네요. 힘들지 않다면 목회가 아니겠지만 불필요한 성과주의 때문에 피로가 쌓인다면 주님이 기뻐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귀한 말씀 감사 드립니다. (03.03 05:20)
김영길 : 원장님의 주옥같은 충고(?)를 예전에 들었다면..하지만 조금은 늦은 감이 있지만 주님의 긍휼하신 은혜를 입어 가정교회를 만나게 되었고 믿음의 분량만큼 내게 붙여주신 영혼들을 알토란같이 양육하고, 목양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사역의 여정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감사하고 행복한 목양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간증하고 있습니다. (03.03 06:06)
구정오 : 이번 7년만의 재연수를 통해 원장님께서 언급하신 성과주의와 눈에 보이는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산함(부산에서 사역하기에 더 그런가^^)으로부터 벗어나고, 안식을 통해 재 충전과 하나님의 만져주심을 기도제목으로 삼았는데, 비슷하고 통찰력있는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깊게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와 목자목녀들이 하나님과의 개인시간을 한 깊은 통찰력과 하나님의 만져주심을 통한 위로와 격려 그리고 안식을 통한 새 창조를 통해 영혼구원하에 제자삼는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깨어 있겠습니다~! (03.03 17:00)
이남용 : "반복적 넘어짐"의 영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03.04 20:16)
이경태 : 가정교회를 만나 성과와 열매라는 단어의 영적인 의미와 차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가슴에 다가오기 보다는 머리속에 쌓였던 정의들이 가정교회를 하며 실제적으로 다가오게 되네요. 살아있는 목회자로 설 수 있도록 해 주시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03.05 11:05)
박성국 : 믿음의 분량만큼 내게 붙여주신 영혼들을 양육하고 목양하며 따라 가겠습니다. 성과에 얽메이지 않되 목표를 세워서 도전하며 나아가겠습니다. 잘 배울수 있게 길을 안내해 주셔서 행복합니다.~ (03.06 09:53)
이재익 : 옥조같은 말씀 귀하게 가슴에 새기며 걸어가겠습니다~! (03.07 03:21)
서철상 : 앞서가시면서 풍랑과 바람을 경험해 주시고 아우들에게 삶을 나눠주시는 형님들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열매"가 '성과' 로 변질되지않도록 아멘입니다 (03.07 20:45)
석정일 : 저는 오랫동안 그 성과주의와 싸워 왔는데...... 지금도 여전히 마음속에서 불쑥 솟아 올라올때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과의 독대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노력하겠습니다. (03.10 16:58)
임군학 : 현실에 물든 성과주의에서 벗어나 목회 본질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주님앞에 머물며 깊은 교제를 나누고 주님의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겠습니다. 조목사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03.23 04:10)
전영욱 : 원장님의 글,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한 일의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제게는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평가를 기대하기 보다 사람의 평가를 기대하면서 우쭐거리는 제 모습에서 성과주의를 보는 것 같습니다. (05.2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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